국내 서점 매출 3위 서울문고, 16일 돌아온 어음 1억6000만원 결재 못해 최종 부도
누적된 자금난·출판 온라인 비중 확대·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난 악화 등 부도 원인
당기순이익 2018년 8억원→2019년 3900만원…다수 점포 운영 종료, 경영난 심화
종로서적 이후 19년 만에 오프라인 대형서점 부도, 지난해 인터파크 송인서적도 부도
출판계는 큰 충격…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인회, 출판계 피해 최소화 방안 논의 중

17일 반디앤루니스 여의도신영증권점 모습. /사진=최양수
17일 반디앤루니스 여의도신영증권점 모습. /사진=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대표적 온·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설립 33년 만에 결국 부도를 맞았다.

서울문고는 16일 오전까지 돌아온 어음 1억6000만원을 결재하지 않아 최종 부도처리됐다. 반디앤루니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물류센터 사정으로 인해 온라인 사이트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다”며 “오늘부터 PC와 모바일에서 상품 출고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김동국 서울문고 대표는 “어음을 갚지 못해 더 이상 운영을 못 한다고 판단했다”며 “사업을 정리할지, 소유권을 다른 이에게 넘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오프라인 대형서점이 폐점 위기에 몰린 것은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최고(最古) 서점인 종로서적이 부도로 폐점한 이후 처음이다. 또 지난해 인터파크 송인서적의 부도에 이어 대형서점이 문을 닫으면서 어려운 출판 유통 상황에서 피해와 고통을 가중되는 등 출판계는 충격에 빠졌다.

출판사들은 서울문고의 갑작스런 부도에 발을 구르고 있다. 출판 관계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서울문고 담당자들과 연락이 되질 않는다”, “어음 대금을 어떻게 받아낼지 막막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출판사 협의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단행본 출판사들로 구성된 한국출판인회의 측은 16일 김태헌 회장 명의로 ‘서울문고 부도 긴급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회원 출판사들에 보냈다. 17일 오후 4시경에 서울문고 측과 만나 현황 파악과 함께 대금을 받지 못한 출판계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채권단 구성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협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1988년 4월 설립된 서울문고는 1988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지하에 300평 규모 점포를 내며 출판 시장에 진입했다. 서울문고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이어 3위 매출을 자랑하는 오프라인 대형서점이다. 온·오프라인 도서 매출을 합치면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의 순이다. 반디앤루니스 브랜드로 현재 신세계강남점, 여의도신영증권점, 롯데스타시티점, 목동점, 문래동점 등 8개 서점을 운영 중이다.

한때 반디앤루니스는 서울 삼성 코엑스와 강남 센트럴시티 터미널 지하에서 연인들의 약속 장소로 사랑받던 대형 서점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17일 반디앤루니스 여의도신영증권점 모습. /사진=최양수
17일 반디앤루니스 여의도신영증권점 모습. /사진=최양수

2017년 부도위기를 맞았다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긴급 차입, 위기를 넘겼으나 2018년 또 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때 영풍문고가 50% 지분을 확보, 공동경영에 나섰으나 이후 영풍문고는 손을 뗐다. 서울문고는 경영난이 이어지며 지난해 3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매각 주관사 계약을 맺고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베스트 관계자는 “서울문고 측에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에는 반디앤루니스 부산점이 문을 닫았다. 반디앤루니스는 2월 말 신세계센텀시티몰과 5년간의 계약이 끝나 28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몰 지하 2층에 입점한 반디앤루니스 신세계센텀시티몰점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디앤루니스 매장은 전국적으로 8곳 매장 중 신세계센텀시티몰점은 부산에서는 유일했다.

출판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문고는 지리적인 접근성 때문에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며 “올해 초부터 자금 사정이 안 좋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문제가 누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문고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8억여원, 2019년 3900여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 수년간 사당역점을 비롯해 다수의 점포 운영을 종료했지만 경영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도의 원인으로 누적된 자금난과 출판의 온라인 비중 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으로 경영난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던 탓에 코로나19의 악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부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프라인 서점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며 “다만 인터넷 발달과 온라인 및 모바일 문화가 확산되면서 최근 도서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추세임을 고려할 때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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