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현대인의 삶을 보자면 수시로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에 빠져 살아가는 것 같다. 책 읽기의 묘미에 빠진 독서삼매(讀書三昧)가 아니라 궁금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정보를 찾는 검색삼매(檢索三昧)에 빠진 듯하다.

교양인이라면 책을 봐야 하고, 취미란에 책 읽기를 적고, 독서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상식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한 해 동안 한 권이라도 일반도서를 읽은 사람들의 비율은 47.5%로, 2019년에 비해 무려 8.2% 포인트나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민 두 사람 중 한 명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라면 유일하게 20대 독서율이 2019년 77.8%에서 78.1%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책과 멀어져 30대 68.8%, 40대 49.9%, 50대 35.7%, 60대 23.8%로 독서율이 떨어졌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가 많았다. 그러나 책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읽는 것이다. 시간 없을 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여가가 생겨도 책을 읽지 않는다. 독서 능력을 잃기 때문이다.

독서율 저하는 사람들이 무차별·무작위적으로 정보를 읽는 시간은 늘었으나 주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식을 쌓는 시간이 줄었음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정보의 심층을 이해하는 힘이 약해진다고 지적한다.

세상을 리드하는 기업의 경영자나 지도자는 대부분 독서광이다.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서야말로 내가 세상을 배우는 방법 중 으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리고, 매년 여름과 겨울에 그중 가장 좋았던 책을 골라 추천하는 걸로 유명하다.

책을 읽다 보면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 책을 통해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실험실에도 초대받을 수 있고, 워런 버핏과 점심을 함께 할 수도 있다. 독서가 아니면 이처럼 호사로운 경험을 또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든 행사가 잠시 멈춰 있지만 책 읽기는 거리 두기가 필요 없을 듯하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면서 집 밖 외출이 제한되고 사람 만나기가 힘든 이즈음이  오히려 책과 가까이하며 상상력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창의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독서는 여기 두 발로 선 채 멀리 어딘가를 떠올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정해져 있다. 그 높이를 넘어서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어야 한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 ‘책을 읽는 건 앉은 자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가는 일’이라는 문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코로나19 시기에 마음을 다잡으며 책 읽기를 강조하는 명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의 시간만 들이면 책은 우리를 인류 역사상 최고의 스승들 곁으로 데려다준다. 더욱이 책에는 짧은 글로는 전할 수 없는 특유의 지혜가 담겨 있다. 어떤 현상을 전체 속에서 바라볼 수 있고, 하나의 주장을 반대 주장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이런 눈이 있을 때 우리는 더 멀리 보면서 타자와의 공존을 꿈꿀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무지를 날려버리는 감동 문구와 만나게 된다. ‘아, 맞아. 그랬구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귀를 만나면 짜릿하다. 사람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그동안의 경험치로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품도 넓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책을 꼭 읽을 필요가 없다고, 유튜브 동영상이 더 유용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책에는 책만이 갖는 깊이와 상상력이 있다.

자녀교육으로 소문난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유아기부터 책 읽기와 책 선물이 특징이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합격자의 20~40%,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40%가 유대인이라는 점은 청소년기의 독서습관에 따른 창의력·상상력 덕분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꿈의 연결고리가 독서의 강력한 힘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

좋은 책은 횃불에 불을 댕기는 것과 같고, 때로는 그 빛이 돌연 사람을 깨어나게 할 수 있다. 책은 성공과 부를 부르는 힘의 원천이 된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조금 먼 데를 볼 수 있는 정신의 힘은 보통의 삶에서라면 책을 펼칠 때 가능할지 모른다.

김웅식 정책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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