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대주주 시스템, 효용성이 다 하지 않았느냐고 판단”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 2조원, 장부상 자산총액 12조원
수 조원 지원한 산은, 55.7% 지분가치 1조1300여억원 수준
대우조선 부채비율 676%. 지난해 대비 유동부채만 1조8000여억원 가량 증가.
수주 잔액 24조원 잠재 수요도 있다지만…한국수출입은행 2조원 전환사채도 두고봐야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의지를 나타냈지만 시점이 좋지 않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조선해양의 가치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라 산업은행 의지와는 별개로 아직은 손을 뗄 시점이 아닌듯 하다.

지난 14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이 시스템은 이제 효용성이 다 하지 않았느냐고 판단”한다며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 “방산 부문을 뗀 나머지 부문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가진 최대주주로서, 강 회장의 발언은 대우조선해양을 언제든 놔줄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진다.

대우조선해양 주요 주주 현황. /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주요 주주 현황. / 사진=대우조선해양

현재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엔 주가가 너무 떨어져 있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지난해 9월 3만원대에서 계속해 등락을 거듭하며 우하향해 지금은 2만원에 못 미치고 있다. 시가총액도 2조원을 조금 넘는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장부상 자산총액 12조원은 물론 산업은행이 그간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투입했던 금액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에 위기가 찾아오자 2000년 10월 채권단은 대우중공업을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종합기계로 분할했고, 산업은행 주도로 1조7000여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진행했다. 이때 산업은행은 출자전환 채권액의 41%를 가져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한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저가 수주와 부실경영으로 또 다시 위기를 맞았고, 산업은행은 다시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2조원, 신규 대출에 600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가 드러났고, 2016년 산업은행은 기존 대출금 중 일부를 출자전환한데 이어 2017년 한국수출입은행과 50%씩 부담해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3조8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조정해줬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가치는 1조1300여억원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과연 다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대우조선해양 실적 발표 후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며 “문제는 실적 자체보다 실적 부진에 따른 자본훼손으로, 이번 분기 대규모 손실로 자본총계는 2021년 2조2000억원에서 1분기말 1조7000억원 수준으로 22% 감소했으며 현재 자본에 포함된 영구채(2조3000억원)에도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연간/분기별 경영실적. /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연간/분기별 경영실적. / 사진=대우조선해양

지금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676%로 1분기 말 523%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대비 유동부채만 1조8000여억원 가량 증가했으며, 유동자산은 늘었지만 이는 계약자산과 재고자산이 증가한 영향으로, 오히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가량 줄었다. 이익결손금은 1조6000억원을 넘어 섰다.

내세울 수 있는 건 최근 수주 실적으로, 반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수주 잔액은 24조원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상반기 말 기준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잔량은 3508만CGT로 전년말 대비 28.7%증가한 수준이며 2014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현재 수주잔량은 국내 조선업계의 약 3년치 건조량에 해당하며 안정적 일감이 확보된 수준으로, 수주잔량이 상반기 중 증가함으로써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신조선 건조계약 협상에서 가격 결정에 더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일시적 발주 부진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 하락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메이저 해운선사들에게서 “강력한 환경규제가 임박하였음에도 아직까지 본격적인 대응이 보류”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부정기선들의 경우 규제의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내부적 요인과 신조선 가격 급등, 금리상승에 의한 금융환경 악화 등의 외부적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내외부적 요인이 연료결정의 어려움에 따른 관망세를 연장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여겨져 일부 선종의 잠재수요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발주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 위해선 수출입은행과도 행보를 맞출 필요가 있다. 수출입은행은 반기 말 기준 2조3000여억원의 전환사채를 가지고 있다. 올해부터 8%로 오르는 이자율을 다시 1%로 1년 연장해줬지만, 3차례에 걸쳐 발행한 전환사채가 2019년부터 4만350원을 기준으로 전환 가능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을 4만35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조3000억원으로 수출입은행이 해당 전환사채를 전환할 시 주가가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산업은행이 손을 떼더라도 사업성이 좋은 사업을 먼저 매각하는 분리매각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이 경우 최대한의 자금 회수는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통매각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분리매각이 훨씬 용이한 상황"이라면서 "지난 2019년 한국조선해양과 인수계약을 맺었던 당시보다 몸값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분리 매각시 특수선과 같은 경쟁력을 갖춘 사업이 먼저 매각될 경우 매력 없는 사업부문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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